오늘 열리는 제446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한국동서발전 가스발전소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이 상정되어 처리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지난 2025년 12월 19일 이상봉 의장의 직권 보류 이후 불과 두 달여 만의 일이며, 요식행위로 전락한 토론회 개최 후 고작 한 달 만의 결정이다.
직권 보류 이후 가스발전소에 대한 공론화가 과연 제대로 이뤄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론화를 위한 토론회는 단 한 차례 열렸을 뿐이다. 이로 인해 도민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대로 공유받지 못했고,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할 단계에 이르지도 못했다. 도민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던 도의회는 정작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도민들의 서명운동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가스발전소 신설이 왜 문제인지는 명확하다. 해당 시설이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여 기후위기를 가속화 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한국동서발전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그린 수소를 섞어 태워 탄소를 덜 배출하겠다는 모호한 계획뿐이다.
하지만 현재 그린 수소를 얼마나 더 생산해야 하는지, 그것이 제주도의 현실에 부합하는지,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의도 진행된 바 없다. 그린 수소 혼소 발전 시 질소산화물 등 대기 오염물질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 탄소 배출 감축량이 미미하여 사실상 화석연료 수명 연장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제성 문제 또한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미 제주의 가스발전소들이 적자 상태인 상황에서, 신규 건설이 결국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문에 대해 한국동서발전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효과가 미미한 가스발전소가 정작 경제 파급력이 큰 재생에너지 보급의 걸림돌이 된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처럼 도민들의 합리적 의문에 아무런 답을 주지 못하는 사업을, 오로지 한국동서발전의 입장만을 대변하여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공론화 없는 사업 추진은 필연적으로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야기한다. 우리는 이미 숱한 난개발 논란을 통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왔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의 몫으로 돌아왔음을 기억해야 한다.
도민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사업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기후위기의 최전선인 제주에서, 오히려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시설 건설에 동조하는 것은 도민의 대표 기구이자 자치입법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다.
이에 우리는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장은 동의안에 대한 직권 보류를 유지하고, 본회의 상정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도의회는 즉각 공론화 기구를 마련하여 가스발전소의 필요성과 합리적인 대안을 검증하고, 도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라!
만약 제주도의회가 민의를 거스르고 책임질 수 없는 결정을 강행한다면,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도민의 엄중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의회로 남을 것인지, 절망을 안겨주는 의회로 기억될 것인지 현명한 결단을 내리길 촉구한다.
2026. 2. 13.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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