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주 숲해설가. 2016년 이주 후 숲해설가 자격증 취득. 5년 해설가 근무 경력
* 인터뷰일: 2026. 9. 14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16년에 제주에 한 달 살기 하러 왔다가 독특한 제주 환경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나만 느낄 게 아니라 지인들한테도 알려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부터 자연을 찾아서 온 건 아니었고, 늘 비교되고 경쟁하는 세상에서 좀 떠나오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혼자 올레길도 걷고 숲속도 걷다가 관련해서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관이 있다고 해서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따게 됐고 그 다음해에 활동을 시작해서 지금 5년째 하고 있어요.
●어떤 자격증을 취득하셨고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는지요?
숲해설가 자격증이 있어요. 저는 사실 풀과 나무도 구별을 못했을 정도로 문외한이었고 자연에 대한 감수성도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보니 처음에는 풀과 나무를 구별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기왕에 공부한다면 자격증을 따자는 생각이었고요. 사실 자격증 없이도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는 분들이 계시지만 어디서든 일을 하려면 그게 선제 조건이 되다 보니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비용은 강의료가 100만원이 넘었고요, 추가적으로 책도 필요하고 늦은 시간에 끝나다보니 교통비도 만만찮게 들었는데 그런 부분까지 비용으로 친다면 200~300만원 정도 든 것 같아요.
●지금 계신 곳에서는 어떤 경로로 일하게 되셨는지요?
자격증을 따고 구인 정보를 입수해서 바로 이력서를 냈어요. 이런 정보가 조금 한정된 루트로 관련된 사람들 사이에서 유통되는 면이 있어서 그 교육을 받지 않았으면 정보를 얻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제가 먼저 교육기관이나 주변에 많이 물어보기도 했고요. 다른 일자리나 강의 활동도 물론 공고는 내겠지만 거의 입소문이랄지 인맥 위주, 추천 방식으로 많이 가는 것 같더라고요.
●활동을 하시면서 전문가로서 존중받는다고 느끼시나요?
사회적으로는 인정받는다고 느끼고 일반 탐방객들한테도 존중을 받아요. 그런데 우리 일은 기본적으로 관공서에서 예산이 나오는 구조인데 그 관계에서는 전문가로서 존중을 못 받는 것 같아요.
●특히 존중받지 못한다거나 불편 부당하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비근한 예인데, 숲해설가들이 출근하면 일할 곳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러면 사무실 한켠에 책상 하나를 내주는 경우도 있고 어떤 공간을 주기도 해요. 그런데 그 공간에 있으면 청소하고 관리도 해야 돼요. 그러다 무슨 일이 일어나면 책임져야 하고요. 실제로 문제가 됐던 상황에서 관리 주체는 빠지고 숲해설가에게 책임을 묻거나 숲해설가와 이용자 사이의 갈등으로 비춰지는 경우도 있었어요. 시설 관리는 기관에서 할 일이지 숲 해설가의 일은 아닌데도요. 숲해설가는 관리인도 아니고 단순 안내자도 아니거든요. 해설하는 동안에는 첫째로 탐방객 안전과 관련해서 신경 쓰고 주의하지만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는 없으니까요. 책임 범위와 주체를 분명히 하고, 숲해설가들에게 모든 관리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선생님은 지금 하시는 일이 자원봉사라고 생각하시는지 노동이라 생각하시는지요?
100%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자원봉사는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이고 어떤 역량을 키워가지 않아도 돼요. 근데 이 일은 그렇게 하면 안 되거든요. 탐방객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특히 저는 내가 숲에서 느낀 것을 내 나름대로 풀어서 얘기해 주고 표현하고 그것을 상대도 느낄 수 있게끔 해주는 게 숲해설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부단히 공부해야 돼요. 책에 있는 내용만으로는 안 되고 인터넷이나 AI한테만 의존해서도 안 돼요. 잘못된 내용도 많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적은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 그렇게 노력한다는 점에서 자원봉사의 의미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어떤 사명감이나 봉사의 마음이 바탕에 없으면 대충 책 읽고 요약해서 얘기해주고 그렇게 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안 오는 것 같아요. 페이가 너무 적다 보니까. 어쨌든 바탕은 노동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페이를 올리고 경력도 인정받으면서 노동의 영역으로 가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더라고요. 전업으로 하게 되면 역량과 성과는 좋아지겠지만, 경제적인 이유보다 봉사의 개념으로 하고 싶은 분들의 경우 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근데 저는 내가 밀려나는 한이 있어도 젊은 사람들이 와야 된다고 봐요.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저를 포함해서 잘 안 바뀌고 자칫 잘못하면 아집으로 흐를 수도 있는데 젊은 사람들은 우리보다 정보도 빨리 취하고 우리 세대가 생각하지 못하는 창조적인 생각도 하잖아요. 그런 젊음이 유입되면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봐요. 그러면서 나이 든 사람은 또 그들대로 경험치에서 나오는 연륜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알려줄 수 있고요. 감수성이라든지 느낌 같은 것은 시간을 못 뛰어넘잖아요. 그래서 경력이 많은 선배들은 조언자로서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밀려나지 않으려면 스스로도 노력을 해야죠. 공부도 해야 되고요.
●형식적 차원에서는 그렇게 자원봉사 개념으로 접근하는 사람과 직업으로서 노동으로 접근한 사람들과 그 안에서 서로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긴 합니다.
자원봉사로 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경제적 이득은 취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봉사 활동을 내 차를 끌고 가는데 무조건 어떤 보수도 받지 않는 게 자원봉사는 아니잖아요. 그런 최소한의 비용은 확보가 돼야 시간을 할애하지 무작정 책임감이나 의무감으로 하라고 할 때 거기에서 좀 마찰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분들이 이런 활동을 할 때는 경제적인 여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관점의 차이도 있는 게 아닌가 싶고요.
●그렇다면 경력에 걸맞은 대우를 받고 있는지, 경력 관리는 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우선은 임금도 높지 않은데 경력이 많은 사람이나 이제 바로 자격증을 딴 신참이나 대우가 똑같아요.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소나무재선충병 한 그루를 처리하는 데 10에서 30만 원 든다고 해요. 제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런 작업에 엄청난 비용을 투입하면서, 활동가들 인건비에 대해서는 개선되지 않는다는 게 불합리하게 느껴져요.
경력 관리에 대해서도 행정에서 시스템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봐요. 민간 경력을 포함해서, 가령 어떤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면 그 증빙 서류를 발급해줘서 행정기관에 입력하고 그걸 경력으로 인정해 주자는 거죠. 꼭 현업에 종사한 것만이 아니라 봉사한 내용도 다 인정해줘야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게 행정이 해야 될 일 아닌가 싶어요.
●그럼 현재 생태활동가 운영 시스템 중에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요?
앞서 말했듯 경력관리 시스템처럼 행정에서 해줘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 엉뚱하게 탐방객 수 같은 목표를 제시하고 그에 맞춰서 관리하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가령 한 달에 3천 명이 방문한다면 숲해설가 몇 명이 필요하다는 식의 계산인 것 같은데, 실은 방문 인원이 아무리 적다고 해도 혼자서는 절대 못하거든요. 돌아가면서 해야 되니 최소한 2명은 있어야 되는 거예요. 작년에는 한 명이 있었는데 혼자 하다 보니까 도저히 못하겠어서 한 명 급여를 나눠서 둘이 근무를 하기도 했어요. 그런 게 참 잘못된 거죠. 통합적으로 대응하고 관리하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요.
그리고 지금 자격증이 문화관광해설사, 자연환경해설사, 숲해설가, 산림치유지도사까지 여러 가지 있다 보니까, 가령 어디 가서 해설을 들을 때 ‘저건 아닌데’ 하고 생각하게 될 때가 있어요. 잘못된 정보로 해설을 한다거나 하는 경우들이요. 그래서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크로스로 교육을 받으면 좋겠어요.
●전체적으로 공통적인 기초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죠. 그리고 숲해설가들은 보수 교육으로 4시간짜리 현장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데요, 이번에 받은 교육이 임업 관련 내용이었어요. 생태 해설하는 숲해설가가 이런 강의를 들어야 하나 의문이 들고, 심지어 돈을 내고 들어야 하거든요. 물론 어떤 단체에 속해 있다면 비용 처리를 해주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자비로 받아야 하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자격이 박탈되니까요. 산림치유 교육도 신청해서 13명이 모집이 됐는데 12명 이상이면 폐강을 못 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폐강이 돼 버렸고, 느닷없이 유아숲지도사 교육을 받으라는 거예요. 의무교육이니까 할 수 없이 가서 받았죠.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희망하는 교육을 받고 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배울 수 있게끔 해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요.
●의무 교육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부분은 확실히 개선을 요구할 만한 것 같아요.
그래서 교육 끝나고 항상 장문의 의견을 쓰거든요. 그런데 교육은 별도로 산림청에서 위탁 받은 기관에서 운영하는 방식이어서 그런지 그런 내용이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 밖에 현재 제도적으로 제주도 또는 국가 차원에서 바꿀 수 있거나 개선해야 될 부분이 있을까요?
우선 10개월 계약 방식을 바꿔야 돼요. 고용도 10개월짜리인데다 봄마다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데 이게 꼭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불안정한 거예요. 계속 그러면 역량이 쌓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하자면 퇴직금 아끼려고 연속성을 깨뜨리는 건데, 지금 정부에서도 그걸 없애라고 하는 거잖아요. 보통 3월에서 12월까지로 하게 되는데, 겨울이라고 숲해설을 못하는 조건은 아니거든요. 겨울에도 숲은 살아 움직이고, 동식물도 살고 있고, 할 게 너무 많아요. 1년 열두 달 운영해야 돼요.
그리고 대우나 페이 부분에 있어서 차등을 둘 수 있다고 봐요. 초급, 중급, 고급 이런 수준 차이가 분명히 있거든요. 같이 근무하는 선배님의 경력이 한 25년 되는데 그분 급여나 나 5년 된 제 급여나 똑같다는 건 말이 안 되죠. 연륜과 내공이 차이가 크거든요. 지금 사실 그렇게 경험이 많이 축적된 분들은 유치원이나 학교 같은 곳으로 많이 가고 있어요. 그런 분들이 공공부문의 시설이나 현장에 많이 남아 있어야 경험들이 전달되고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도 제대로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은 아쉽죠.
이런 계약 기간이나 페이 문제 같은 건 우선적으로 정부에서 해결해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앞서도 얘기했지만 여러 불합리한 것도 많고 어려운 점도 많은데 활동을 계속 하실 수 있는 동력은 뭘까요?
경제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가장 큰 게 개인적인 만족인 것 같아요. 내가 모르는 걸 자꾸 알아가는 것, 그리고 내가 느낀 것을 제3자한테 알려주는 데서 보람을 많이 느끼거든요. 단순히 나무 이름을 묻고 그걸 기억하고 가는 탐방객보다는, 그냥 와서 숲이 이런 데였어요? 하면서 감탄하고 가실 때 최고로 만족스러워요. 오늘 성공했구나, 해설 잘했구나 싶죠. 그래서 앞으로도 그걸 계속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선생님과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후배들한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요즘 교육생들이 저희 기관에 와서 실습을 하고 있어요. 나도 이제 숲 해설가가 되는구나, 이렇게 장대한 꿈을 품고 교육을 받는데 막상 갈 데가 많진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당장 일을 구하는 문제에 부딪힐 수 있는데 자격증을 따면 이제 시작이다, 자기 역량을 계발하고 가치를 높여가야 된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내가 이만큼 능력이 있으니까 이렇게 대우해달라고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후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