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년 경력 프리랜서 해설가. 생태관광/세계자연유산/마을 생태해설사 활동
* 인터뷰일: 2026. 9. 28
●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2002년쯤부터 환경단체에서 오름기행을 다니다가 회원 기자를 맡게 되면서 소식지에 기사를 쓰고 자원활동까지 하게 됐어요. NGO에 대해 이해하고 활동의 의미도 알게 되면서 주부였던 제가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된 게 자랑스러웠던 것 같아요. 여러 선생님들의 해설을 들으면서 멋있다, 나도 저런 일을 하고 싶다 생각하게 됐고요. 이후에 해설사 양성교육을 받고 2005년부터 자원활동을 시작했어요.
● 20년이 넘으셨네요. 그 이후로 어떤 활동들을 해오셨나요?
환경단체에서 초등학생, 청소년, 시민 대상 프로그램을 많이 했는데 처음에는 남 앞에 나서는 게 두려워서 주로 보조나 총무 역할을 하다가 강사비를 받고 본격적으로 일한 건 2015년쯤 생태관광 해설을 하면서부터였어요. 자원 활동가와 강사비를 받는 해설사는 마음의 부담이 달랐어요. 강사비를 처음 받았을 때 부끄러움과 후회가 들면서도 열심히 해서 다른 선생님들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이 교차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2017년쯤 자연유산 해설가 양성 교육을 받고 지금까지 하고 있고요, 마을 해설사로 일한 지도 8년 정도 됐어요. 현재 이렇게 세 가지를 프리랜서로 하고 있습니다.
● 관련 자격증도 갖고 계신가요?
환경교육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데 이건 환경부에서 인정해 주는 자격증이고요. 그 외에는 수료증이에요. 자연유산 해설가, 생태관광 안내자 등 다른 교육 과정은 수료증만 발급돼요. 그리고 환경 교육 프로그램에서 필요한 보드 게임 강사 자격증이 있고요.
● 자격증을 얻는 데 비용이 어느 정도 들었나요?
비용이 많이 들진 않았어요. 요즘은 더 비싸진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에 100% 출석하면 지원받는 조건이 있어서, 예를 들어 100만 원이라면 20만 원 정도 낸 것 같아요. 그보다 오히려 역량 교육을 받으러 다니느라 돈이 많이 들었어요. 가령 조류나 숲치유 이렇게 주제별로 여러 명이 팀을 이뤄서 선생님들을 찾아가서 3일간 교육을 받는데, 개인 비용 제외하고 45만 원 정도씩 냈어요. 대부분 도외로 가서 받아야 하다 보니 교통비나 체류비도 많이 들었고요. 그래도 그런 교육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지금은 도에서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그렇게 주제별로 묶어서 하는 패턴의 교육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다양하진 않지만요.
● 지금 계신 곳에서 일하려면 환경교육사 자격증은 기본적으로 있어야 되는 건가요?
그렇진 않은데 주어진 일 외에 교육청에서 프로그램 의뢰가 많이 들어오다 보니 강사비 지급 기준에 맞추려면 자격증이 있는 게 좋겠다고 권유하셔서 취득하게 됐어요. 자격증이 없으면 보조강사 기준으로 책정이 되니까요.
● 민간 경력도 있으시고 개인적으로 교육도 많이 받으셨는데 그런 이력을 직간접적으로 인정받으시나요?
내부적으로는 인정을 받죠. 특정 주제로 프로그램 의뢰가 들어오면 ‘아무개 선생님한테 맡기자’는 식으로요. 내 역량을 개발한 게 결국은 사람들에게 보이는 거니까요. 공공보다는 민간 부문에서 강사비도 현실적으로 책정돼 있고 더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요. 반면 공공부문에서는 최종적으로 자격증이 있는지 정도만 확인하고 그걸로 강사비가 결정돼요. 프로그램을 몇 번 해보면 확실히 경험 있는 사람이 다르다고 인정하는 것 같지만 강사비에 반영되진 않아요.
● 근무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마을해설사로서는 기본 근무가 월 13일이에요. 제가 소속된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비와 사업비를 받아서 그 안에서 필요한 해설사를 채용하는 방식인데, 정규직 조건에 맞춰서 사람을 쓸 수 없으니까 근무일수를 제한하는 대신 외부 프로그램을 받아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게 해줘요. 그게 한 달에 네다섯 번 정도 되고, 일급이 조금 높으니까 어느 정도 보완이 돼요. 또 자연유산 해설가로 평균 7일 정도 일하는데 거기는 자원활동가로 되어 있어요. 그리고 부정기적으로 생태관광 프로그램도 하고 있는데 다 합해서 평균을 내면 소득이 월 25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한 달에 25일 정도 일하시는 건데 노동 시간에 비해서는 소득이 너무 적은데요.
그나마 저는 여러 일을 하고 있지만 보통 한 군데서만 일하는 분들은 100만 원도 안 되죠. 그래서 월급을 생각하면서 이 일을 할 수는 없어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퇴직자나 집 있고 생계 걱정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젊은 사람들은 없죠.
● 혹시 이런 생태활동을 하면서 존중받지 못한다거나 불편 부당하다 느낀 때가 있었나요?
제 경우는 어디서든 포지션이 정해져 있고, 일을 의뢰받을 때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거기 때문에 그렇게 부당하게 대우받는 적은 없어요. 물론 자연유산 해설가 중에는 불만을 가진 분들도 있죠. 근로자로 대우해달라거나 수당을 더 올려주거나 아니면 근무 여건을 더 자유롭게 해달라는 건데, 저는 아무래도 여러 곳에서 일하고 있다 보니 생각이 좀 다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 그렇다면 본인이 하는 일이 자원봉사라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노동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자원 활동과 노동을 분명히 다르게 하고 있죠. 자연유산 해설가는 자원 활동가로 계약을 하고 딱 그만큼 정해진 선에서 합의하고 들어갔으니까 자원 활동인데, 내용적으로도 어렵지 않고 늘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이라 부담이 전혀 없어요. 그 외에 저의 커리어로서 일할 때에는 긴장감과 강도, 해설의 수준에 있어서 아무래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정해진 교육 주제에 맞게 강사비를 받고 지속적으로 역량 교육을 받거나 현장에서 길러지는 게 있고, 내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 거기에서 오는 자부심도 있고요.
● 내 정체성과 좀 더 밀접한 활동이라는 거네요.
그렇죠. 내가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쏟아서 하잖아요.
● 그렇다면 선생님은 전반적으로 이런 활동이 노동으로 인정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네, 때가 무르익었다고 봐요. 지금까지는 자원 활동도 괜찮고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사회가 아직까지 이 일을 중요하게 인지하지 않거나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아서 그랬던 거거든요. 지금은 해설가가 다양하게 많아졌고, 다들 하는 말이 젊은 사람들도 일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거예요.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들은 자원 활동으로 하더라도 다음 세대에서는 직업군으로 명확하게 만들어지지 않으면 안 되겠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요.
● 때가 무르익었다는 표현이 시의적절한 것 같네요. 선생님은 활동할 때 지금껏 쌓아온 경력에 맞는 페이 또는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지요?
그렇지는 않아요. 다른 선생님과 농담처럼 얘기하는데요, 우리가 들인 돈이 얼마인데, 여기에만 올인해서 뭐든 다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인정받는다고 느낄 만큼 페이를 받아보진 못했어요. 의뢰가 들어올 때 자체적으로 책정된 금액이 있다고 하면 그렇게 받고 가죠. 금액이 아주 적더라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경우는 의미와 가치가 먼저이고 돈을 나중에 따지는 사람이라서 크게 부당하다고 느끼지 않고 해왔는데, 그런 부분을 부당하게 느끼고 이야기하는 사람의 목소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세대가 달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어쨌든 지금은 사회적으로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선생님 경력이 상당히 많으신데 경력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끼시는지, 이게 제대로 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요?
일단 제도권에서 경력 인정 요건을 좀 낮춰야 할 것 같아요. 교사 자격이나 학위가 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인정 안 해 주는 거요. 결국은 앞서 말했듯 해설가라는 일이 직업으로 만들어져야 어느 기관에서 일한 것에 대해서 언제든 경력 증명을 요구할 수 있잖아요. 지금 마을 해설사로 일하는 기관에서는 우리가 교육청 프로그램도 여러가지 했고 인정받은 프로그램들이 있으니까 그 경험을 경력으로 쳐주기는 하거든요. 그렇지만 그걸 어느 기관에 제출했을 때는 그냥 활동하셨구나 정도인 거죠. 다시 이야기가 되돌아가지만 직업군으로 인정이 돼야 해요. 언제나 사회 저변에서 움직이는 게 쌓여야 법이 만들어지잖아요. 시민단체에서도 계속 이야기하고 주장하고 정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봉사활동 점수제 같은 형식을 가져온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만드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 지금 도내 여러 분야에서 생태 활동을 하는 분들이 보람을 가지고 활동하려면 어떤 부분이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까요?
자연유산 해설사, 자연 환경해설사, 세계지질공원 해설사 같은 영역은 그래도 큰 기관에서 운영하고 교육시켜서 자리에 배치시킨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들의 역량이 강사비가 더 오른다면 달라질까 하는 의문은 있어요. 기관에서 역량 교육은 시켜주고 있는데 하루 와서 시간 때우고 가는 모습들도 분명 있거든요. 그런 모습이 해설사 전체를 쉽게 보게 할 수 있는 행동 아닌가 싶고요. 해설사들 간 수준 차이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기관에서는 자원활동가기 때문에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해요. 보수교육 받을 때 시험도 보고 나름의 절차는 있지만,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죠. 해설사회에서 의견을 전달해도 마찬가지고요.
● 자원 활동가라는 이름을 쓰면서 책임 지지 않으려 하고 그러면서 방치하게 되는 구조인 것 같네요. 그런 교육 체계와 역량 강화를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죠. 이게 직업으로 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지금 현재 시점으로는 자원 활동가잖아요. 물론 교육을 받을 때 생태, 문화, 역사에 관한 내용을 배우고 현장에도 나가고, 성인지나 응급처치 같은 내용의 소양 교육도 받지만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거든요. 욕구가 있는 사람은 계속 개인이 찾아서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 거예요. 제 경우는 해설가로서 자신 있고 싶고 내가 한 말에 책임 지고 싶으니까 정확하게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데 이런 걸 유난하게 보는 시선도 있어요. 그러다보니 역량 교육이 개인적인 일인가 기관이 책임져야 될 일인가 고민도 돼요.
그리고 또 현장마다 다르긴 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어요. 대기할 공간이 없어서 자기 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손님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고, 화장실이 없어서 멀리까지 다녀와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유네스코 자연유산이라고 자부심처럼 얘기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비 맞고 덥고 추운 곳에서 대기하고 그런 상황도 있는 거죠.
● 그렇다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런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이 뭘까요?
일단 누구라도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즐거워서 하고 있어요. 제가 시민단체를 처음 만났을 때도 내 개인의 활동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기쁘기만 했거든요. 그래서 돈보다도 좋은 일이다, 가고 싶다 생각 들면 그냥 갔는데 그게 쭉 이어졌던 것 같아요. 가령 아이들하고 프로그램을 하고 나서 지나가는 달팽이를 아이들이 나뭇잎으로 받쳐서 옆으로 옮겨주는 모습을 볼 때, 생명을 보살피는 소양이 갖춰졌을 때 엄청 기분이 좋거든요. 내 역할도 거기에 있다고 보는 거죠.
● 마지막으로 선생님과 같은 길을 걷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계속 할 사람이 꼭 필요한 일이에요. 해설가들에게 요구되는 일정 수준의 역량을 적용시키고 최소한 합리적인 강사비가 책정된다면 하려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요? 결국 직업으로 할 수 있는 조건과 제도를 잘 마련해 놓고 다음 세대가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지금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