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과 새로운 도정의 성공적인 출범을 준비하는 인수위원회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오늘, 천혜의 자연 유산이자 제주의 생명수인 용천수가 흐르는 안덕면 화순리 하천(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825-3번지 일원) 현장에서 벌어진 참담한 생태계 훼손 실태를 알리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신임 도정의 단호한 결단과 정책 전환을 강력히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서귀포시가 추진 중인 「화순금모래 반려동물 특화해수욕장 조성사업」은 단순한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수십 년에 걸쳐 자연 스스로 치유하고 복원해 온 기적 같은 습지 생태계를 콘크리트로 무참히 매립해 버린 ‘생태 학살’과 다름없습니다.
이에 우리는 본 사안이 지닌 심각한 법적·생태적 문제점을 고발하며, 위성곤 신임 도정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잘못된 행정을 신속히 인정하고, 생태 논리에 기반하여 세계적인 생태 복원 모범 사례”로 전환해 줄 것을 건의합니다. 본 건의문이 새 도정의 ‘친환경 생태 도시 제주'를 향한 첫 이정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화순 용천수 수로는 단 200m에 불과한 짧은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제주 특유의 기수(汽水) 환경을 완벽하게 구축한 생태계의 보물창고입니다.
① ~2012년 (자연 습지 시기): 해수욕장 배후의 용천수와 갈대 습지가 공존하며 다양한 기수 생물이 살아 숨 쉬던 자연 습지였습니다.
② 2012년~ (인공 수로화 수난): 화순항 개발 과정에서 해수욕장 면적 확보를 위해 자연 습지를 강제로 시멘트 옹벽 수로로 전환하는 1차 훼손이 발생했습니다.
③ 이후 (상업적 이용 및 자가 복원의 기적): 일부 구간이 시멘트 타설 및 평상 대여 등 계절 장사 공간으로 소모되었으나, 놀랍게도 인간이 방치한 사이 하천은 퇴적물이 쌓이고 갈대가 군락을 이루며 스스로 '재습지화(Rewilding)'를 진행해 왔습니다. 맑은 용천수가 지속해서 유입되면서 다양한 기수 어류와 멸종위기 패류가 찾아와 정착한, 자연의 위대한 복원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 되었습니다.
④ 현재 (2026년 반려견 수영장 2차 훼손): 서귀포시는 이 가치 있는 자가 복원 습지를 단지 ‘지저분하다'는 미관상의 이유와 낙후된 해수욕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일차원적 발상으로 콘크리트를 쏟아부어 하천을 매립하는 돌이킬 수 없는 우를 범했습니다.
가. 명백한 「해양생태계법」 위반 및 사법 처벌 대상
이번 공사 구역은 해양수산부의 ‘해양생태도 1등급’ 지역이자, 법정 보호종의 주요 서식지입니다.
법적 근거:「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 및 제62조에 의하면 해양보호생물을 훼손·고사시키는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위반 실태: 현장 조사 결과, 해당 수로에는 법정 해양보호생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기수갈고둥'이 다수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들의 유일한 서식처를 콘크리트로 매립한 행위는 법정 보호종을 직접 고사시킨 명백한 범법 행위이며, 즉각적인 원상회복 명령 대상입니다.
나. 독보적인 생물 다양성의 궤멸 및 지역 개체군 소멸 위기
이 좁은 200m 수로에서 확인된 생명체는 어류 9종, 갑각류 4종, 패류 2종 등 총 15종 이상에 달합니다.
즉각 구해야 할 고립종: 이 수계에 갇혀 외부로 이동이 불가능한 일급수 지표종 ‘버들치(Rhynchocypris oxycephalus)'와 담수 저서성 망둑류인 ‘파랑밀어(Mugilogobius abei)'는 이번 콘크리트 매립으로 서식지가 원천 소멸하여 사실상 이 지역에서 완전히 절멸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희귀 패류의 공존 지대: 세계적으로 극히 희귀하며 화순 인근에서만 독점적으로 발견되는 ‘진주갈고둥(Clithon sowerbiana)'과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기수역 생태계가 파괴되었습니다.
다. 행정의 극심한 생태적 판단 실패 및 "물만 흐르면 된다"는 허구
서귀포시 당국은 "콘크리트 바닥이라도 물만 흐르면 은어나 기수갈고둥은 살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한 하천 생태계는 단일 종의 생존이 아닌, 모래·자갈·갈대뿌리·퇴적물 등이 어우러진 다양한 생물 간의 상호작용이 본질입니다.
자연의 경이로운 재습지화 과정을 단지 ‘지저분한 대상'으로 취급한 서귀포시와 마을 일부의 개발 중심적 사고가 참사를 불렀습니다.
우리는 무조건적인 보존만을 외치지 않습니다. 왜 하천에 퇴적물이 쌓여 수로가 좁아지고 갈대가 과성장해 미관상의 불만이 나왔는지 하천공학적으로 철저히 분석하여 과학적 대안을 제시합니다.
① 굴곡각 완만화 설계 (120°~150° 호형 곡선)
현재 하천의 가장 큰 문제는 하구 부근이 약 90도 미만의 예각 굴곡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옹벽 호안에 가로막혀 하천이 스스로 물길을 잡지 못해 외안에는 침식이, 내안에는 과도한 퇴적이 일어났습니다. 이를 120°~150°의 완만한 호형 곡선으로 재설계하여 하상의 퇴적 속도를 자연적으로 제어하고 유속을 균등하게 분배해야 합니다.
② 갈대 섬(芦島) 조성을 통한 미세서식지 확보
골칫거리로 여겨지던 내안 모래사주를 시멘트로 덮을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갈대 섬' 형태로 가공해야 합니다. 이는 수리학적 안정성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기수갈고둥과 진주갈고둥의 최적 미세서식지가 되며, 왜가리·백로·물총새 등 조류가 포식자로부터 은폐하여 먹이활동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생태 공간을 형성합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위성곤 도지사 당선인의 새로운 도정이 이 심각한 환경 파괴 현장을 직시하고 다음과 같은 결단을 조속히 내려줄 것을 엄중히 건의합니다.
하나, 공사 즉각 중단 및 콘크리트 매립 계획 전면 재검토
현재 진행 중인 반려견 수영장 조성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이미 타설된 콘크리트에 대한 철거 계획 수립을 지시해 주십시오.
둘, 현존 생물 긴급 구조 및 전문 모니터링 즉시 실시
생태계 복원 전, 이 수계에 고립되어 절멸 위기에 놓인 버들치와 파랑밀어를 긴급 포획하여 임시 보존 조치하고, 기수갈고둥과 진주갈고둥의 정밀 개체수 조사를 행정 주도로 즉시 시행해 주십시오.
셋, 전문가·시민사회·마을주민이 함께하는 ‘생태복원 설계 협의체' 구성
학계의 하천공학 및 생태학 전문가, 제주의 시민단체, 그리고 화순리 주민이 공동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과학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원 계획을 수립하게 해주십시오.
넷, 행정 실수를 세계적 ‘생태 관광 명소'로 바꾸는 프레임 전환
콘크리트로 덮인 인공 수로가 어떻게 생태적인 '갈대 습지 수로'로 복원되는지 전 과정을 아카이빙하고 친수 관찰 데크 및 생태 학습 안내판을 설치하여 전국의 모범 사례이자 생태 관광 자원으로 육성해 주십시오.
다섯, 신임 도정의 친환경 정책 의지 표명 기회로 활용
전임 도정 하에서 저지른 행정적 실패를 신속하게 인정하고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위성곤 도정이 표방하는 ‘생태 평화 섬 제주’의 진정성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첫 친환경 행보로 삼아 주십시오.
맺 는 말
"이 공간이 생태가 살아있는 곳인가, 아닌가?”
행정 편의를 위해 설정된 ‘법적 보호구역 여부'가 생태계의 파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법적 지위가 아닌, 생태적 가치와 생명 다양성이 행정의 본질적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화순 용천수 하천은 한 번 훼손된 자연이 인간의 간섭 없이도 스스로 치유되는 위대한 생명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자연의 회복력에 하천공학과 생태학의 지혜를 더해 더 완벽한 공익적 생태 공간으로 거듭나게 해야 합니다.
위성곤 당선인과 인수위원회가 파괴되어 가는 화순 용천수 하천의 신음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제주의 자연을 지키는 역사적인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건의드립니다.
곶자왈사람들/다른제주연구소/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제주경제정의실천연합/제주다크투어/제주대안연구공동체/제주민예총/제주여민회/제주여성인권연대/제주자연의벗/제주장애인연맹DPI/제주장애인인권포럼/제주주민자치연대/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평화인권센터/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제주환경운동연합/제주흥사단/제주YMCA/제주YWCA/해양시민과학센터파란(이상 21개 단체)

















